날짜 2025-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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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는 인간의 자유와 권리를 수호하고 법을 통해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존재한다. 그러나 정작 '변호사'라는 자격을 얻은 순간부터 변호사들은 가장 기본적인 자유에 해당하는 '소속 여부를 선택할 자유'를 잃는다.
개업을 하려면 반드시 유일한 변호사 직군단체인 '대한변호사협회'와 함께 해당 지역의 지방변호사회에 가입해야 한다. 이를 하지 않으면 사실상 변호사로서의 직무 수행이 불가능하다.
이같은 강제 가입구조는 오래전부터 제도화 돼있지만, 오늘날의 현실에 비추어 볼 때 그 정당성을 되묻지 않을 수 없다.
현행 제도상 변호사는 개업지를 옮길 때마다 해당 지역의 지방변호사회에 새로 가입해야 한다. 서울에서 대구로, 대구에서 부산으로 옮긴다면 그때마다 수백만 원의 입회비를 납부해야 한다. 일부 지방회는 600만 원에 달하는 입회비를 요구하기도 한다.
이는 단순한 행정절차의 문제가 아니다. 특히 교통과 통신이 고도로 발달한 오늘날, 이러한 제도의 타당성 자체에 의문이 제기된다. 과거에는 경유증표를 발급받기 위해 지방회에 직접 방문해야 했지만, 지금은 대부분의 업무가 온라인으로 처리된다. 가끔 있는 회의나 공익활동을 제외하면 지방회와의 대면 접촉은 거의 없다.
이런 상황에서 단지 특정 지역에서 개업한다는 이유만으로 새로이 그 지역에 지방변호사회의 가입을 강제하고 고액의 입회비를 징수하는 것은 젊은 변호사나 지방 개업을 고민하는 변호사에게 실질적인 이동의 자유를 제약하는 장벽이 된다. 변호사는 '국가 자격사'이지, 특정 지역 조합의 조합원이 아니다. '전국 단일 법조인 자격'이라는 제도의 본질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협회는 스스로를 '자율규제기구'라 칭하지만 실상은 강제된 단일 통일기구에 가깝다. 변호사로서의 직업 수행에 필수적인 등록, 경유증 발급, 징계 절차 등 모든 실무가 대한변호사협회와 지방회에 종속돼 있다.
즉 법제상으로 강제성이 부여돼 있을 뿐 아니라 실무상으로도 변협의 조직과 기능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다. 변호사들은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가진 단일 협회'에 울며 겨자 먹기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에 놓여 있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가진 자가 존재할 경우 그 시장 전체는 필연적으로 그 지위를 가진 자의 의사에 따라 움직이게 된다. 인간의 자유와 권리를 수호해야 할 변호사단체가 그러한 독점적 지위를 앞세워 오히려 변호사 전체를 자기 의도대로 통제할 수 있게 되는 가능성 그 자체가 이미 심대한 문제다.
이러한 강제 가입의 위헌성은 과거 '근로자 3분의 2 이상을 대표하는 노동조합의 경우 단체협약을 매개로 한 조직강제, 이른바 유니언 샵(Union Shop) 협정의 체결을 용인하고 있는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2호 단서가 근로자의 단결권을 보장한 헌법 제33조 제1항 등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다툰 헌법재판소 결정의 반대의견에서 그 논리적 근거를 찾을 수 있다.
당시 반대의견은 "근로자가 특정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않는 것을 이유로 해고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은 근로자의 단결하지 아니할 자유와 생존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한다"고 지적했다(헌법재판소 2005. 11. 24. 선고 2002헌바95등 결정 참조). 이 논리를 변호사에게 적용하면 문제는 더욱 명확해진다. '변호사'가 '변호사협회'에 가입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직무 수행'을 막는 것은 변호사에게 보장된 단결하지 아니할 자유와 직업수행의 자유를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것이다.
나는 변호사들이 하나의 협회에 종속되지 않고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 가입이 불가피하다면, 단 하나의 협회가 아닌 각자의 신념과 판단에 따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협회가 존재해야 한다. 그렇게 될 때 각 협회는 변호사를 유치하기 위해 경쟁하면서 더 합리적이고 공정한 정책을 제시하기 위한 선의의 경쟁이 이뤄질 것이다.
이같은 선택의 자유야말로 협회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변호사들간의 진정한 단결을 이끌며, 나아가 변호사 전체의 권익과 품격을 높이는 길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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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나는 왜 변호사협회에 강제로 가입해야 하는가? (바로가기)